SR테크노팩 '산소차단 포장재'…"3000번 실패 딛고 기술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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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2-11본문
식품보존 성능 수입품의 3배
플라스틱 배출 年1300t 감축
가격은 25% 저렴한 수준
국내외 7개 브랜드에 공급
SR테크노팩은 2012년 국내 1위 카톤팩(종이로 만든 포장 용기) 제조기업 삼륭물산에 인수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1980년 우유팩 등 식음료용 종이 포장재를 최초로 국산화한 삼륭물산이 플라스틱 포장재 분야의 기술력을 보유한 SR테크노팩과 함께 식품 포장 분야 종합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였다.
용기에 담긴 식음료를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선 산소 등 이물질을 차단하는 코팅필름을 용기에 부착해야 한다. 국내 식품업계에선 식품 보존성을 높이기 위한 고차단성 필름을 대부분 수입해 사용했다. SR테크노팩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고차단성 필름 소재를 국산화하기로 했다. 조홍로 SR테크노팩 사장(사진)은 “글로벌 소재 기업들처럼 우리만의 소재가 있어야 포장재 종합전문기업으로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SR테크노팩은 2015년부터 꼬박 4년간 산소 차단용 코팅필름 개발에 매달렸다. 3000번 이상 시행착오를 거쳐 2019년 말 산소 차단 코팅필름 ‘GB-8’ 상용화에 성공했다. 수입 고차단성 필름과 달리 폴리비닐알코올(PVOH) 소재를 적용한 독자적인 식품 포장재용 필름이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코팅액을 얇게 도포해 식품 포장재를 완성한다. 산소 차단 효과가 기존 수입 제품보다 세 배 이상 높으면서도 가격은 25%가량 저렴한 게 매력이다.
GB-8은 안전 기준이 비교적 까다로운 식품업계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2019년 10월 유가공업체 푸르밀을 시작으로 서울우유, 네슬레 말레이시아, 스타벅스 등 국내외 7개 식품 브랜드에 GB-8을 적용한 컵 음료용 라벨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컵 음료 관련 포장재 매출은 1년 만에 11배 증가했다.
SR테크노팩의 GB-8은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식품 포장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PVOH에 도포하는 코팅액이 극소량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소재를 결합한 포장재임에도 재활용 시 플라스틱으로 배출할 수 있다. 기존 식음료 포장재가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이 혼합된 탓에 재활용이 불가능했던 문제를 해결했다. 조 사장은 “GB-8 적용으로 지난해 1300여t의 컵 음료 플라스틱 용기가 폐기되지 않고 재활용됐다”고 설명했다.
SR테크노팩의 또 다른 주력 사업은 의료용 필름이다. 이 회사는 2017년 충남 천안공장에 125억원을 투자해 의료용 필름 생산능력을 기존 1700만㎡에서 6500만㎡로 늘렸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수액 포장용 필름 90%는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또 만성신부전 환자의 복막투석에 사용하는 바이오 필름 등 고부가가치 의료용 필름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조 사장은 “SR테크노팩이 보유한 필름제조 기술은 급성장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등 식품유통시장에서도 널리 활용될 수 있다”며 “의료 분야를 비롯해 산소 차단 액정 필름이 필요한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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